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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인도

인도여행의 시작, 빠하르 간즈에 가다

by 성실한 남자 2020.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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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하르 간지

인도 여행이 시작되는 곳. 여행자들을 위한 많은 숙소들이 있고, 몇 개의 한식당도 있다. 

대부분의 인도 여행은 이곳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여행의 마무리도 이곳에서 이루어진다. 나 역시 그랬다.     

대부분의 인도 여정은 이렇다. 공항에 도착 후 뉴델리 역으로 온다. 그리고 빠하르 간즈로 가서 숙소를 잡는다. 그리고 한식당에 가서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정보를 듣고, 또 동행을 구하기도 한다. 

뉴델리역에서 바로 건너편이 빠하르 간즈다. 걸어서 5분이면 간다.      

 

그런데 문제는    

걸어서 5분 거리인 이곳이, 인도 여행이 초행인 수많은 외국인 여행자들에겐 판문점 경계선을 넘어서는 만큼 가기에 힘든 곳이다. 좀 과장이 심했나. 암튼 그 정도로 초행길엔 녹록지 않다. 바로 건너편이라는데 도무지 어떻게 가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일단 뉴델리 역에 도착하면 사람의 혼을 빼놓는다. 조금 과장하면 10분이면 한국에서 평생 들을 수 있는 경적소리를 모두 들을 수 있다. 그리고 어마어마한 인파들. 세상에 이런 곳이 있나 싶다. 

 

 

이곳에 처음 온 여행자들은 한결같이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열심히 빠하르 간즈로 가는 길을 찾는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떠나기 전에 인터넷 등을 통해 충분히 정보를 얻고, 사기꾼들의 사기 수법을 공부하며

단단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온다. 하지만 결국 당한다. 알고도 당한다. 미리 한국에서 예습한 사기수법대로 다가와도 그대로 당한다. 동양인, 서양인 모두 당한다. 우리는 하나가 된다. 

사냥감을 노리는 승냥이 떼 같은 사기꾼들은 아주 친절한 시민의 모습으로 여행객들에게 다가온다. 그리고 아주 열심히 여행객들을 도와준다. 이 길은 얼마 전에 폐쇄되었다. 내가 너에게 새로운 길을 알려주겠다. 이곳은 위험하데 너 지금 뭐 하는 거냐. 내가 너를 도와주겠다. 몇 명이 나를 둘러싸고 열심히 나에게 친절을 베푼다.

열심히 자신의 본분을 다한다. 나를 속여야 하니까 말이다. 그리고 조직적으로 연결된 사기꾼들에게 나를 보낸다. 그렇게 그들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여행 사설업체. 그곳에서 또 열심히 나를 도와주는 척한다. 나의 여행을 도와주겠다며 큰돈을 요구한다. 다행히 나는 그곳에서 무사히 빠져나왔다. 

 

나의 목적지와 아주 먼 곳에 버려진 나. 전혀 정보도 없던 장소에 오게 된 나.

잠시 멍하니 성찰을 하게 된다. 

이곳은 어디인지, 나는 누구인지에 대해서.     

 

다음 날 그곳에서 똑같이 당하고 있는 서양 관광객을 본다. 그리고 그 후로 계속 보게 된다. 마음 같아서는 가서 구출해주고 도와주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생전 처음 인도 온 지 며칠 되지 않는 여행객인 나. 애써 마음의 평화를 위해 합리화를 한다. 그들도 그런 경험을 빼면 후에 인도 여행 얘기를 신나게 할 수 없을 것이므로, 이것이 인도의 환영식이므로. 이렇게 생각하며 복잡 미묘한 심정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나도 당해봤으니 이런 무용담을 얘기할 수 있지 않은가. 한국인이라면 당연히 도와줬을 것이다. 일단 말이 통하니까 할 수 있다. 생각해 보니 언어가 문제였나 싶다.

 

 

한국인들 여행자들을 만나면 자신이 겪었던 사기 경험담 등을 서로 나눈다. 거의 비슷한 과정을 거쳤고, 때로는 훨씬 심하게 사기당한 사람들도 본다. 그런 무용담을 들을 때 나는 살짝 쿵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

이제 더 이상의 사기는 당하지 말아야 한다. 우선 물가를 파악해야 한다. 그러려면 하루 이틀 열심히 여러 가게를 가서 흥정을 해보고, 릭샤도 타보면서 정보를 얻어야 한다. 그래야 더 큰 사기를 방지할 수 있다.

어떤 인도인이 또 양의 탈을 쓴 모습으로 다가오도 사기의 덫에 걸리지 않을 수 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말로만 듣던 거리의 소들, 그들이 뿜어낸 소똥들, 엄청난 경적을 울리며 달려대는 릭샤들, 인도인의 소울 음료 짜이, 다른 나라에서 만나면 절대 반갑지 않은 한국인들. 그러나 인도에서는 만나기만 하면 서로 인사를 나누는 우리 한국인 여행자들. 거리에서도 식당에서도. 참 인상적이었다. 아무래도 서로 묘한 동질감이 생기는 듯하다. 뭉쳐야 산다 라는.     

 

그렇게 나의 한 달 간의 인도 여행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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