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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목만 들었을 때는 그냥 가벼운 코미디 영화인 줄로만 알았다. 주인공이 영어회화를 공부해가는 과정을 코믹 요소를 가미해 만든, 늘 볼 수 있는 평범한 영화.
그러나 그런 영화가 아니었다.
우리에게 굉장히 민감한 소재이기도 하고, 가슴 아픈 이야기이기도 하고, 화가 끓어오르는 역사이기도 하다. 슬픈 역사를 다룬 이야기다. 위안부라는 말을 하는 것조차 마음이 아프다.
피해자분들은 지금까지 사과 한마디 못 받고 있다. 사과는커녕 그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자발적인 피해자들의 행동으로 치부하고 있다. 가해자는 지금도 뻔뻔하고, 그 역사를 바꾸기 위해 갖은 수를 다 쓰고 있다. 그들에게 반성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주인공 “옥분”역을 맡은 나문희와 “민재”역을 맡은 이재훈의 조화. 부조화스러운 조화가 이 영화에서 빛난다. 나문희는 온 동네를 헤집고 다니며, 자그마치 8천 건에 달하는 민원을 접수한다. 그러는 와중에 9급 공무원인 이재훈과 만나게 된다.
할머니는 홀로 영어회화를 공부하고 있으나, 늘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그런데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이재훈을 보고는, 그에게 영어선생님이 되기를 간청한다. 그렇게 둘의 만남이 시작된다.
나문희가 열연한 “옥분”은 일제 강점기 때 위안부로 끌려가서 갖은 고생을 다한 인물이었다. 늦은 나이에 그토록 영어회화를 공부하려는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국제 재판에서 영어로 자신들이 당한 피해 사실과 진실을 국제적으로 널리 알리려는 열망 때문이었다.
이 영화는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 김군자 할머니와 이용수 할머니께서 유엔에서 연설을 하신 것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잔잔한 코믹과 우리의 마음을 깊숙이 파고드는 감동이 있는 영화다. 매우 민감하고 아픈 이야기를 너무 무겁지 않게 코믹과 잘 버무려서 다가오기에, 편안하게 그리고 다시 한번 우리의 역사와 현재의 모습을 되새기며 영화를 볼 수 있다.
두말할 것도 없는 나문희의 연기. 오랜 삶의 내공이 쌓인 그녀의 연기가 이 영화의 메시지를 온전하게 우리에게 전달한다. 다양한 역할을 자신의 스타일로 소화하며, 착실히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이재훈의 연기 또한 깔끔하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봤으면 한다. 그리고 아팠던 우리 역사를 잊지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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