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억새풀의 계절입니다. 황금빛으로 펼쳐진 억새밭을 보면 낭만이 온 마음으로 들어옵니다. 인생 샷 찍기도 좋은 장소죠. 우리나라에는 억새풀이 장관인 곳이 많습니다. 그중에서 가을 억새 명산 5곳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정선 민둥산
정선에 있는 민둥산은 억새풀을 마음껏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산입니다. 민둥산에 소금을 뿌려놓은 듯 펼쳐진 억새밭을 푸르른 가을 하늘과 함께 맞이하면 한 폭의 그림에 들어와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을 느낍니다. 어디서 찍어도 인생 샷을 건질 수 있는 예쁜 풍경이 가득합니다.
민둥산은 초반에 경사가 조금 가파릅니다. 억새밭이 정상에 펼쳐져 있어서, 그곳에 가는 길에 알록달록 화려한 색상을 자랑하는 단풍을 보며 산행을 할 수 있습니다.
2. 전남 천관산
천관산은 호남 5대 명산 중 하나로 기암괴석들과 억새가 어우러진 풍경이 장관입니다. 높이 오르면 다도해의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즐길 수 있는 호남의 명산입니다. 환희대에서 정상까지 가는 억새 군락지에서는 남해바다의 반짝이는 풍경도 함께 볼 수 있어 더할 나위 없는 힐링의 장소입니다. 김유신 장군과 천관녀가 이곳에 숨어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산입니다.
천관산의 억새 군락지는 산행길이 험하지 않으니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길입니다. 눈과 마음이 환해질 수 있는 산행길과 풍경을 보실 수 있습니다.
봄에는 천관산에서 만개한 진달래를 즐길 수 있습니다. 정상인 연대봉에서 장천재까지 매끈하게 뻗어있는 능선 전체가 분홍빛으로 뒤덮입니다. 가을엔 은빛 파도가 일죠.
가장 인기 등산로는 산 동쪽 봉황봉 능선 코스인데요. 날씨가 좋을 때에는 멀리 제주도 한라산까지 볼 수가 있습니다.
3. 제주도 새별오름
샛별은 금성을 뜻하는 우리말 이름이죠. 허허벌판에 작게 솟아 있는 모습이 초저녁에 외롭게 떠 있는 샛별 같아서 '새별'이라는 이름이 지어졌다고 합니다. 이른 아침에 새별오름에 올라서 아직 어둑어둑한 하늘에서 금성을 볼 수 있다면 무척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입니다.
새별오름은 크고 작은 5개의 둥그런 봉우리가 별 모양을 이루고 있는 듯 보입니다. 예전에 새별오름에서 가축을 방목하고 겨울이면 들불을 놓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새별오름은 무성한 풀숲이 하나 없습니다. 가을이면 화려한 억새가 오름을 포근히 감싸 안습니다.
새별오름을 오르는 길은 두 군데가 있는데요. 왼쪽 탐방로를 추천합니다. 경사도가 좀 있어 힘은 들 수 있지만, 쉬엄쉬엄 올라가며 풍광을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쪽을 보면 한라산이 보이고, 서쪽을 보면 과거 몽골군과 최영 장군이 격전을 펼치던 너른 들판이 펼쳐져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4. 경남 화왕산
많은 분들이 억새와 갈대를 헷갈려하십니다. 하지만 둘은 엄연히 다르죠. 갈대는 주로 물가에서 자랍니다. 억새는 산이나 양지바른 곳에서 자라죠. 그런데 화왕산에 가시면 억새와 갈대를 모두 한 번에 즐길 수가 있습니다. 낙동강과 밀양강이 화왕산을 둘러싸고 있기 때문이죠. 또한 봄에는 진달래 군락을 즐길 수가 있는 산입니다.
화왕산은 과거에 화산활동이 활발해 '큰불뫼'라고 불리었다고 합니다. 화왕산의 가을 억새를 만끽할 수 있는 코스로는 창녕여자중학교를 거쳐 도성암을 지나 정상으로 향하는 코스가 있습니다.
5. 명성산
명성산은 과거 궁예가 왕건에게 쫓기다 이곳에 와서 생을 마감했다고 전해지는 곳입니다. 궁예가 죽은 후 그를 따르던 신하와 말의 울음소리가 산을 울릴 정도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명성산입니다.
명성산 정상 동쪽 부근에 위치한 평원에 억새 군락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과거 이곳은 울창한 수림지대였는데 6.25 전쟁 시 울창했던 나무들이 전부 다 불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억새가 자라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 아픈 역사를 간직한 장소이지만, 펼쳐져있는 억새 군락을 바라보면 마음이 평온해져만 갑니다. 참 아이러니하죠.
추천 등산로는 산정호수 주차장에서 출발해 책바위 능선을 지나 정상에 도착하는 코스입니다. 능선을 따라 흩날리는 억새밭을 눈에 담을 수가 있는 코스입니다.
우리나라의 자연은 계절마다 각각의 아름다움을 자랑합니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풍요로운 계절 가을. 억새를 볼 수 있는 가까운 곳에 가셔서 몸과 마음을 힐링하고 오시는건 어떨까요. 우리나라의 가을은 축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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